근육은 우리 몸무게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우리 몸의 모양과 자세를 유지하고, 수축과 이완을 통해 움직임을 만들어 냅니다. 걷거나 뛸 때, 말하거나 웃을 때, 음식을 먹고, 심지어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것 역시 모두 근육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근육이 점차 약해지면 근력이 떨어지고, 앞서 살펴본 모든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소아 근육병은 어린 나이에 근력이 저하되기 시작하여 신체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소아 근육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소아 근육병은 발병 빈도가 매우 낮은 희귀질환이지만 현재까지 약 1천여 종의 이상 질환과 600가지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소아 근육병 증상과 대표적인 소아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아 근육병 증상
가장 대표적이면서 공통적인 증상은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근력이 저하되면 골반의 힘이 약해져 정상적인 걷기, 들기, 표정짓기 같은 동작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외에도 부정확한 발음, 목소리 변화, 삼킴 장애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신생아의 경우에는 누워있을 때 양다리를 늘어뜨리는 개구리 다리 자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이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거나 수평으로 들었을 때 팔, 다리, 고개가 힘없이 늘어지는 모양을 보이기도 합니다. 영유아기에는 목 가누기, 뒤집기, 스스로 앉고 서기 등의 운동 발달 지연이 나타나며, 소아기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보행 장애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 3가지
①근디스트로피
근디스트로피는 근육 세포가 망가져 점진적인 근위축과 쇠약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주로 혈액에 존재하는 근육 효소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며, 원인에 따라 60가지 이상의 유전자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가장 흔한 근디스트로피는 남자 아이 3,500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나는데 스테로이드 치료를 통해 보행 가능한 기간을 2~3년 정도 연장할 수 있고, 심장, 호흡, 척추 합병증에 대한 전문 치료가 필요합니다.
②선천성 근병증
선천성 근병증은 또 다른 대표적인 소아 유전성 근육질환으로 전신 근육긴장도가 떨어져 성장과 발달이 늦고, 수유 장애나 호흡 장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40가지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으며, 근육 조직검사를 통해 나타나는 형태에 따라 네말린 근병증, 중심핵성 근병증, 중심 코어병, 근섬유형 불균형 등으로 분류합니다. 아직까지는 치료제가 없어서 호흡, 영양, 관절, 척추 합병증에 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드물지만 약물치료가 가능한 선천성 근무력증 질환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유전적 진단 검사가 필요합니다.
③척수성 근위축증
척수성 근위축증은 척수에 위치한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하면서 근육이 약화되고 위축되는 질병입니다. 환자의 90% 이상에게서 SMN1 이라는 유전자 결손이 발견되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으로 발병시기와 진행 속도에 따라 1~4형으로 분류합니다. 6개월 이전에 발병하는 1형은 심각한 근육 위축으로 운동발달이 되지 않고, 삼킴과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 없이 2세 이전에 사망하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최근 유전자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국내에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빠른 유전자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아 근육병은 대부분 희귀 질환으로 감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소아신경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 유전자, 진행정도, 합병증 여부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